공공의료시설 열악한 곳 지원대상 배제…독립 평가기관 등 개선 시급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정부의 지방의료원 지원사업이 공정성 시비로 논란이다. 같은 기관에서 평가와 지원이 획일적으로 이뤄지면서다. 한 번 낙제점을 받으면 좀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다. 지원대상에서도 밀리면서 의료서비스는 악화하는 실정이다. 일각에선 평가기관 분리 등 지원체계 개편 필요성이 제기된다.
14일 국민의힘 이종성 국회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06년부터 매년 전국 지방의료원과 적십자 병원 대상의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를 하고 있다. 주로 진료기능, 공공성, 경영, 조직관리 등을 살핀다.
지난해 평가에선 서울, 홍성, 포항, 안동, 김천 등 17곳이 A등급(80점 이상)을 받았다. 이 중 서울·홍성·포항·안동·김천의료원 4곳은 3년째 최고 등급을 받았다.
반면, 영월, 진안, 인천적십자, 통영적십자 등 4곳은 C등급 이하(60점 이하)를 받았다. 영월·진안의료원 2곳은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이다. 이들은 국립중앙의료원의 지역거점공공병원 기능보강(시설·장비 현대화)사업 지원에서 빠진다. 주로 지방의료원 운영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이 결정돼서다. 구체적인 배점기준은 계획서평가 60점, 운영평가 40점 등이다. 특히, 운영평가는 전년도 평가결과 반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센터 관계자는 “운영평가는 전년도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결과를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장비보강사업도 운영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순위를 결정한다”고 했다.
일단 최하등급을 받으면 지원에서도 빠지는 낙인이 찍히는 셈이다. 시설·장비 현대화에 뒤쳐져 내원 환자 발걸음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실제, 영월·진안의료원의 환자 수는 3년새 평균 1천500여명 줄었다. 영월의료원은 2018년 2만1천607명에서 지난해 1만9천951명으로 줄었다. 진안의료원의 연도별 환자 수도 ▲2018년 1만3천200명 ▲2019년 1만2천543명 ▲2020년 1만161명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선 평가기관 분리 등 지원체계 개편 필요성이 나온다. 국민의힘 이종성 국회의원은 “운영평가 등급이 낮은 지방의료원 지역은 의료서비스가 떨어지고 있는데, 정작 국가예산(시설장비 현대화 사업)지원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방의료원 운영평가와 시설장비현대화 사업 선정이 객관적인 곳이 아닌 같은 공공의료원(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이뤄지다 보니 지역 공공의료서비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한 지방의료원 관계자도 “시설·장비 현대화와 진료기능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실제 공공의료서비스 개선의지가 없어서인 지 아니면 열악한 재정여건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며 “독립된 평가기관을 두는 것도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에 정부는 평가기준 보완 등 현행체제 유지에 방점을 뒀다.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 관계자는 “지방의료원 지원기반을 확충하고 평가기준을 보완해서 지역거점 공공병원이 필수의료 거점역할을 수행하고, 공공성과 진료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맞섰다.
출처 : 소셜포커스(SocialFocus)(http://www.socialfocus.co.kr)